지금까지는 금융회사에 금융 서비스만 집중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전업주의 규제'가 적용됐었는데요, 금융회사 업무를 고유업무와 부수업무 등으로 구분되었고, 부수업무라 하더라도 은행 업무와 관련 없는 사업으로 진출하지 못하게 했었습니다.

또한 금융회사가 자회사를 세워 신사업군에 진출하는 행위도 제한됐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 자회사는 은행업감독규정에 적혀 있는 15개 금융 관련 분야로만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는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사업을 진행했고, 신한은행의 배달 플랫폼 '땡겨요'와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 서비스 진출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금융규제혁신회의는 금산분리 제도를 개선할 세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첫 번째는 기존처럼 자회사 출자 가능한 업종과 금융회사의 부수업무 범위를 열거하는 '포지티브 방식'입니다. 감독 규정을 개정해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지만 어떤 업종을 허가할 것인지에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제조·생산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전부 할 수 있게 하는 '네거티브 방식'입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금융업보다 자회사를 통한 비금융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만큼, 출자 한도에 제한을 두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자회사를 통해 비금융업권 리스크가 금융권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앞선 두 방안을 절충해 금융사의 자회사 출자에는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하되, 금융사 본사의 부수 업무 규정에는 포지티브 방식을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금융사 본사와 분리된 자회사는 좀 더 자유롭게 신산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 본사의 부수업무에 대한 규제는 자회사보다는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은행, 조선·반도체·건설·항공 빼고 전부 진출 가능?

어떤 안으로 결정되든, 앞으로 금융회사의 사업 진출 범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건 기정사실화된 상황입니다.

다만, 금융산업국장이 "조선, 반도체, 건설, 항공 쪽으로의 진출은 적절하기 않다"고 직접 밝힌 만큼 해당 산업을 제외한 다양한 산업군들에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의 플랫폼 사업기반이 마련되면 은행은 매출 데이터를 통해 신용평가 모델을 개선하고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소비자는 은행 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와 포인트 혜택을 제공받고 소상공인은 저렴한 수수료와 신속한 대금정산 등의 장점이 있어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